화제의 신간 강도형박사 (전 서울대 정신의학과교수)[감정시계]

박정민 기자 / 기사승인 : 2025-10-11 15: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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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노예는 있어도 감정의 노예는 없다!!!! K – 문학의 새로운 지평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주요우울장애(MDD)의 부담 증가되고 있으며 1990년부터 2021년까지 청소년 및 젊은 성인 (10‑24세) 부문에서 주요우울장애의 유병률(prevalence), 발병률(incidence), 그리고 장애보정생존연수(DALYs)가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COVID‑19 팬데믹 이후, 우울증과 불안증의 유병률이 약 25% 증가했다는 WHO 보고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특히 출산 전후 기간(pregnancy, postpartum)에 우울증 유병률이 높고, 증가 속도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성인(20대 초반) 남성에서도 증가가 관측되고 있다. 

경쟁 심화, 취업 불안, 소득 불평등, 주거비 상승 등은 젊은 층 특히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경기침체, 경기악화등 여러 가지 불안정한 사회 요소들로 우울증환자가 급증하는 추세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 강도형박사의 신간 [감정시계] 가 큰화제가 되고 있다. 

 

“감정이란 무엇인가? 감정은 관리될 수 있는가?” 20년 몸-뇌-마음 연구 집대성한 전 서울대 정신의학과교수 강도형 박사는 감정은 시간과 몸을 따라 움직이는 흐름이라고 말한다. 

 

불면, 우울, 폭식, 무기력, 번아웃…

감정의 폭주를 방지하고 조율하는 새로운 관점!! “감정은 뇌가 아니라, 몸에서 시작된다.”고 보고있는 강도형 박사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그리고 민간정신병원 원장으로 일하며 감정과 생체리듬, 명상과 신경생리학 사이의 관계를 꾸준히 연구해왔다. 그는 특히 다양한 통증이 신체의 리듬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그로 인해 어떤 감정 왜곡이 발생하는지를 임상적 사례와 과학적 데이터로 추적해왔다. 《감정시계》는 그런 연구의 결과물로, 생리학과 신경과학, 심리학, 인문학이 어우러지는 독특한 감정 해석의 지도를 제시한다. 

 

우리는 감정을 오해해왔다. 기분이 나쁘면 마음가짐이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관점을 가져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다스리는 일은 곧 마음을 단속하는 일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아침 시간이 이유 없이 우울하거나, 종일 설명할 수 없이 불안하거나, 별일도 없는데 며칠째 무기력한 상태가 지속될 때는 이 감정들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해 무작정 억누를 수밖에 없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도형 박사는 “감정은 의지력이나 사고의 결과가 아니다. 감정이란 몸이 만드는 리듬의 현상이다” 고 단언하며. “ 이 리듬은 시간 속에서 작동하며, 생각이나 마음의 영향은 의외로 크게 받지 않는다. 이 책은 감정의 발생점인 신체 기관을 감정시계 태엽이라 부르고, 감정은 장, 심장, 피부, 척추, 송과체, 편도, 해마, 생식선, 뇌간, 섬엽 등 10개의 장기와, 그것들을 중심으로 구축된 복잡한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리듬에서 비롯된다. 각 장도 감정시계 태엽인 각 장기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 말했다.

 

내 몸을 돌보지 않고는 감정의 시간은 결코 회복할 수 없다

 

강도형 박사는 장은 세로토닌을 생산하고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감정의 근원지이며, 심장은 혈액의 펌프인 동시에 전기적 감정 신호의 송신소다. 피부는 감정을 세상과 연결하는 감각의 관문이고, 편도체와 해마는 감정을 저장하고 조율하는 기억의 중추다. 척추는 신경 신호를 타고 감정의 진동을 전신으로 퍼뜨리며, 송과체는 리듬의 시작과 끝, 즉 낮과 밤, 각성과 수면을 관장한다. 생식선은 일상의 생기와 활력을, 섬엽은 시간과 감정의 통합된 감각을 통해 ‘자아’를 조율한다. 이 모든 장기를 통해 우리는 감정을 ‘느낀다’. 몸이 감정을 만들어내면 뇌는 이를 번역할 뿐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장의 염증은 장뇌축을 통해 뇌에 영향을 미쳐 피로감이나 무기력으로 번역되고, 불규칙한 심장박동 패턴의 전기신호는 뇌간을 거쳐 감정 회로에 즉각적 반응을 유도한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짜증, 불안, 우울이지만, 그 이면에서는 파열된 생체리듬이 불협화음을 만들고 있다. 분노는 감정의 리듬이 급박해질 때 생기고, 우울은 리듬이 느려지고 침잠할 때, 불안은 지나치게 빠른 신호들이 제어되지 못할 때 발생한다. 공허함은 리듬이 멈춘 상태에서, 무기력은 리듬의 진폭이 거의 사라져 미세한 진동이 될 때 나타난다. 이 모든 결과가 신체가 만들어내는 감정의 교향곡이라는 것이 저자의 통찰이다.

이 책은 감정 조율을 위한 솔루션 또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물론 예외적인 의지나 집요한 훈련을 요청하지는 않는다. 매일 아침 얼굴 위로 쏟아지는 햇빛을 향해 몸을 열고, 잠들기 전에 배꼽 주변에 모이는 따뜻한 기운을 상상하고, 고개를 천천히 흔들며 뇌간에 진동을 만들고, 손으로 피부를 자극하며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습관들을 제안할 뿐이다. 감각의 틈을 열어 감정시계의 태엽을 감는 것이다. 놀라운 점은 명상 연구자인 저자가 이 거창하지 않은 행위들 일부를 명상으로 규정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에는 지금껏 제안된 적 없는 독특한 명상 지침들이 수록되어 있다. 독자들은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감정 리듬을 점검하고 복원하는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감정조절의 강박을 벗어나 마음의 평화를 만드는 아주 작은 습관들

 

강도형박사는 “현대인이 감정을 관리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통제하고 억압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건 감정의 시간을 읽을 줄 모르기 때문이다” 고 말하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감정의 시간성을 처음으로 체감하고, 감정은 조절이 아닌 조율의 대상이라는 인식의 전환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고 말한다. 이 책은 감정이 우리 몸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 누구든지 리듬의 지휘자가 될 수 있다. 기분이라는 아름다운 선율로 하루를 채울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누리고 싶다면 뇌가 아니라 몸을 떠올리자. 기분을 바꾸고 싶다면 생각 대신 몸을 움직이자. 감정시계의 태엽이 제대로 감겼다면 온몸으로 ‘나’를 느껴보자. 지금 당신의 감정시계는 몇 시인가?

 

《감정시계》는 감정과 몸의 관계를 탐구하는 심리인문서다. 마음이라는 추상적 공간에서 헤매기를 멈추고 몸이라는 구체적 매개를 통해 감정을 들여다보며, 어긋난 생체리듬을 조율하는 방식으로 감정을 회복하려 한다. 

 

강도형박사는 마지막으로 “ 생각의 노예는 있어도 감정의 노예는 없다!!! ”고 말하며 “감정은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기능이며 끊임없이 시간과 함께 흐르고 있다” 며 “ 자신만의 감정시계 (필클락)의 초점에 귀기울이는 연습이 당신의 삶을 바꾼다 ”고 강조하며 “ 필클락하라!!!!” 고 거듭 강조했다 

 

불면, 우울, 폭식, 무기력, 번아웃 이러한 감정의 문제들은 우리 나라 뿐이 아닌 이미 인류의 문제로 급부상하였다. 팬데믹이후 AI시대가 도래하면서 정서적안정에 대한 요구는 폭팔적으로 늘었고 인류는 치유와 회복을 원한다. 

강도형 박사의 [감정시계] 는 정신적인 문제가 뇌에서 온다는 기존관념을 깨고 정신분석학을 장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며 재 해석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2016년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세계적인 권위의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 문화의 세계화는 더 이상 낯선 이야기가 아니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을 아우르는 [감정시계] 는 K-문학이 세계독자들에게 한국의 정서를 알리고 치유와 성찰의 메시지로 확장되며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설 수 있다

[감정시계]의 획기적인 바람은 국내 베스트셀러는 물론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 소개] 강도형 박사  

▣ 학       력 

1991.03-1998.02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의예과 및 의과대학 의학과

2001.03-2003.02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정신과학 석사

2006.05-2009.02 서울대학교 대학원 의학과 정신과학 박사

 

▣ 주 요 경 력

2006.05-2008.02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임상강사

2008.03-2010.02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정신과 진료교수

2010.03-2012.08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2012.09- 2018.8.31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학 교실 기금부교수 현재 서울 청 정신건강의학과(원장). 감성 ICT 산업협회 이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전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현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강남점 원장. 미국 통증학회 공식 학술지인 ⟪The Journal of Pain⟫에 세계 최초로 복합부위통증증후군 환자가 타인의 감정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몸과 마음은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통증 연구를 통해 증명한 놀라운 일이었다. 

최근에는 국제 학술지인 ⟪Annals of Palliative Medicine⟫에 정신과 의사로는 세계 최초로 만성통증이 어떻게 사회인지나 공감 능력에 장애를 일으키는지를 탐구하는 전문가평론(Editorial Commentor)을 기고했다. 또 한국의 고유 명상을 뇌과학적으로 연구하며 명상의 스트레스 조절 능력에 대한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발표해왔다. 

의과대학 학부 시절부터 정말 뇌가 마음의 본령인지, 뇌가 전기신호를 통해 기계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감정을 충분히 설명해주는지 깊은 의문을 품었다. 그러다 ‘감정시계(FEELCLOCK)’를 떠올리고 탐구하게 되었다. 감정이 신체 상태에 따라 뚜렷한 리듬을 가지고 있으며, 생리적인 구조 속에서 반복해서 발생한다는 점을 연구로 꾸준히 증명해왔다. 《감정시계》에는 이런 성과들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감정의 리듬을 들여다보고, 이를 조율하는 루틴, 명상 등을 알려주는 ‘감정시계 안내서’다.

 

[목차]

 

프롤로그: 감정을 이해한다는 착각 

 

1장 우울은 장에서 시작된다

무너진 장과 뇌의 협력/무림의 고수들은 장과 친하다/감정의 균형을 회복하는 장 관리

감정시계 ON: 장 명상

 

2장 심장의 리듬이 마음을 불안하게 할 때

감정의 첫 번째 청취자/신의 자리/내 몸의 메트로놈을 조율하는 법

감정시계 ON: 심장 명상

 

3장 피부관리와 감정관리의 관계

피부가 감정을 유도한다고?/악수만으로 감정이 바뀐다/재료의 신선도를 감별하는 요리사

감정시계 ON: 피부 명상

 

4장 송과체, 하룻밤 사이 마음을 정돈하는 기관

불면은 기침과 같다/뇌 후면의 조율자/아무리 자도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감정시계 ON: 송과체 명상

 

5장 척추를 세운다는 것의 철학

주의력이 곧 선택이다/우리는 감정을 느끼지 않는다/척추는 정신과 같이 무너진다

감정시계 ON: 척추 명상

 

6장 편도체, 우리 안의 야생

고통적금으로 진짜 고통에 대비하라/일상적 죽음의 공포에 휩싸이고 싶지 않다면/고통적금 재무전략

감정시계 ON: 편도체 명상

 

7장 해마가 외로움을 기억하는 방식

외로움을 오히려 붙잡아라/해마를 해킹하는 것들/반려 외로움과 산책하는 법

감정시계 ON: 해마 명상

 

8장 감정노동이 생식에 미치는 영향

죽음을 부르는 생식선 리듬/욕망의 증폭기/법 없이도 살 사람/감정의 뿌리를 다시 깊이 내려라

감정시계 ON: 생식선 명상

 

9장 뇌간은 쾌락과 우울 사이에서 시간을 지운다

도파민의 본질은 결핍이다/감정의 불의 고리/브레이크가 고장 난 감정이 몸속을 달릴 때/뇌간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기술

감정시계 ON: 뇌간 명상

 

10장 나라는 존재를 묻는다면, 섬엽을 보라 

감정시계를 켜두는 법/고립된 무인도/행복의 기원

감정시계 ON: 섬엽 명상

 

에필로그: 감정과 함께 사는 법

부록: 감정시계 1달 연습지

참고문헌

 

[책 속으로]

 

몸-뇌-마음을 통합적으로 임상연구하면서 현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감정의 시간성이었다. 내담자들의 우울은 대개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었다. 아침 기상 직후, 오후 3시경, 밤 11시 무렵. 패턴은 다르지만 리듬은 분명했다. 공황장애 환자들은 대개 이른 오후에 증상이 심해졌고 우울증 환자들은 아침이 가장 괴롭다고 했다. 강박 증세는 잠자리에 들 무렵 기승을 부렸고 불안은 퇴근 직후의 텅 빈 시간대에 자주 출몰했다. 나는 그 시간대를 일일이 기록하며 그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언제 잠들었는지, 소화 상태가 어땠는지, 햇빛을 얼마나 쐬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감정이 스트레스나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신체 리듬의 파동이 만들어낸 산출물이라는 점이다.

한 내담자는 늘 오전 10시가 되면 불안이 극에 달한다고 했다. 상담을 거듭하면서 밝혀진 사실은, 이 내담자가 아침 식사를 거르고 진한 커피만 마신 뒤, 컴퓨터 앞에 앉아 꼼짝하지 않고 일한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대체 왜 늘 10시쯤이면 불안해지는 건지 의문을 품었다. 나는 그 시간대에 혈당 감소, 카페인 잔존량, 코르티솔의 자연스러운 변화, 이 세 가지가 겹치며 불안을 증폭시킨다고 설명했다. 정신의 문제가 아니었다. 몸의 리듬이 만든 감정의 굴곡이었다.

나는 ‘정신’과를 찾은 환자의 ‘몸’을 진료하기 시작했다. 위, 장, 심박수, 체온, 호흡, 근육 긴장도, 수면 호르몬, 심지어 척추의 상태까지. 우리는 언젠가부터 마음을 뇌 안에 가두고, 감정을 뇌의 작동만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몸이라는 태엽이 돌면서 감정이라는 시계가 작동한다고 본다. 이 시계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패턴을 따라 작동한다면 이는 감정을 측정하고, 관리하고, 조율할 근거가 된다.

---p.16~17 프롤로그: 감정을 이해한다는 착각 

 

하지만 내 진료 경험상 마음의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장 기능에 문제를 안고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장이 보내는 신호를 제때 인식하지 못한 채 무시하고 살아온 경우가 많다. 그들에게 나는 다시 조심스럽게 되묻는다. “방금 말씀하신 다섯 가지 원인, 사실 예전부터 계속 있었던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지금 이 시점에 버티기 어려워진 걸까요?” 트라우마는 수년 전 일이었고, 성격은 수십 년간 그대로였으며, 경제 문제도 갑자기 악화된 건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동안은 잘 버텨냈다. 그렇다면 지금 고통을 폭발시킨 방아쇠는 따로 있을 수 있다. 마음을 해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료적 관점에서 먼저 찾아야 할 것은 지금 당장 개입 가능한 시스템이다. 그게 바로 장이다.

트라우마도, 성격도, 관계도, 경제 문제도 우리가 직접 통제하기 어렵거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 설령 해결할 수 있다 해도 비일상적인 노력과 지속적인 환경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면 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가 조율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변화가 빠르고 반응도 비교적 명확하게 나타난다. 몸이 재료라면 뇌는 요리사고 마음은 그 요리사가 만들어낸 요리다. 요리가 탈이 났다면 원인은 요리사에게 있을 수도, 재료에 있을 수도 있다. 이 둘 사이의 시스템이 어긋나 있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요리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 즉 몸-뇌-마음이라는 시스템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p.35~36 우울은 장에서 시작된다

 

심장은 감정의 메트로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메트로놈을 어떻게 조율할 수 있을까? 하루의 시작을 심장의 리듬으로 맞춰보자. 아침에 눈 뜨자마자 손을 스마트폰 대신 가슴에 얹어보기, 복식호흡을 하면서 심장이 어떤 박동을 보내고 있는지 감각해보기. 불안하거나 분주한 날일수록 이 루틴은 더욱 명료한 효과를 발휘한다. 감정시계의 두 번째 태엽인 심장은 이처럼 매일의 리듬을 세팅하는 기준음이다. 이 기준이 흔들리면 하루의 감정 전체가 뒤틀릴 수 있다.

심장 루틴은 감각과 리듬에 집중한다. 가장 단순한 방식은 하루를 기상 후 복식호흡 5회로 시작하는 것이다. 들숨은 4초, 날숨은 6초, 손은 가슴과 아랫배 위에 가볍게 얹는다. 이때 심박을 측정하려 하지 않아야 한다. 판단하거나 교정하려 하지 말고 심장의 리듬을 듣는 태도가 필요하다. 리듬이 손끝에 전해지고 호흡과 동조될 때 감정의 패턴도 안정된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심장을 시각화하는 훈련으로 확장할 수 있다. 눈을 감고 가슴 안쪽의 무게를 상상해본다. 심장이 어떤 색일지, 어떤 형태일지, 어떤 속도로 움직이는지 떠올려본다. 정답은 없다. 중요한 것은 이 리듬이 지금의 감정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p.65 심장의 리듬이 마음을 불안하게 할 때

 

척추는 감정을 지탱하고 주의력을 보존하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기둥이다. 척추가 무너지면 감정은 뭉개지고 주의력은 흩어진다. 집중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사실은 중심을 잃은 것일 수 있다. 그래서 뇌를 단련하는 것만큼이나 몸을 훈련해야 한다. 특히 척추를 중심으로 한 고유수용감각, 몸이 공간 안에서 어디에 있는지 스스로 인식하는 능력이 살아 있어야 감정이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여기에 자세 감각이 더해지고 뇌가 몸 전체의 균형을 재조정하는 중심감각통합이 제대로 작동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감정을 느끼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감정이 뇌에서 해석되기 전에 몸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척추가 정렬되어야만 감정이 선명해진다는 뜻이다.

주의력 역시 마찬가지다. 주의력이란 정보를 고르는 능력이 아니라 불필요한 자극을 자르는 능력이다. 다시 말해 선택의 기술이 아니라 커팅(cutting)의 기술이다. 잘라내고, 무시하고, 억제하는 능력. 중심이 흔들리면 이 커팅 감각은 사라지고 우리는 끝없이 감정의 노이즈에 휘둘리게 된다. 그래서 척추를 바로 세우는 일은 곧 감정 필터를 재정렬하는 일이기도 하다.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먼저 중심을 느껴야 한다.

---p.117 척추를 세운다는 것의 철학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진은 섬엽과 전전두엽 피질이 인간에게서 가장 늦게 진화한 뇌 영역이며, 동시에 노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노화할수록 침팬지는 보상 행동과 습관을 담당하는 줄무늬체가 더 빨리 위축되지만 인간은 섬엽이 먼저 퇴화한다. 진화적으로 가장 늦게 획득한 능력이 가장 먼저 사라지는 것이다. 그 대가는 공감 능력의 퇴화다. 섬엽은 공감과 도덕, 의식, 행복, 감정 조율 같은 고차원적 기능을 담당한다. 나는 이것이야말로 감정시계의 기계적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섬엽은 시간이라는 외부 세계와 감정이라는 내면의 세계가 만나는 뇌 속의 교차로다. 섬엽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지 못하고 감정과 시간의 흐름을 연결하지 못한다. 시간의 리듬 속에서 감정을 조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 섬엽의 사용법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살아간다는 점이다. 감정을 숨기고 억누르는 시대에 섬엽은 점점 고립된 무인도가 되어가고 있다.

‘배가 뭉친다’, ‘가슴이 답답하다’, ‘어깨가 무겁다’, ‘머리가 띵하다’ 같은 표현들은 모두 신체의 감각인데 섬엽은 이 감각을 포착하고 감정의 이름을 붙여준다. 그런데 트라우마나 감정 마비 상태에 빠졌을 때 섬엽은 기능을 멈춘다. 몸에서는 여전히 반응이 일어나지만 느끼지 못한다. 예를 들어 분노가 치밀지만 그걸 분노라고 자각하지 못하는 사람의 섬엽은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다. 섬엽은 감정의 파형을 나의 일부로 인식하게 만드는데 섬엽이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런 파형은 그저 흘러가는 노이즈일 뿐이다. 겉보기에 멀쩡하지만 느끼지 못하고, 연결되지 못하고,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p.211~212 나라는 존재를 묻는다면, 섬엽을 보라

 

춤을 배운다고 생각해보자. 처음 춤을 배울 때 리듬을 타지 못하고 뻣뻣한 동작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스스로를 ‘실패자’라거나 ‘춤의 노예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대단한 재능이 있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은 조금씩 관절을 움직여가며 리듬과 동작에 익숙해져야 한다. 감정도 통제하거나 억제하기보다 먼저 감정의 리듬을 듣는 법을 익혀야 한다. 처음엔 서툴고, 당황스럽고, 다루기 어렵지만, 리듬에 몸을 실어보고 반복하면 익숙해진다. 

이것은 단번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외국어를 배우듯, 춤을 익히듯 반복과 실패의 과정도 필요하다. 이 책이 도모하는 것은 그동안 우리가 소외시켜왔던 몸속의 태엽들에 말을 거는 일이다. 질문하고, 느끼고, 상상하고, 소통하는 훈련을 통해 감정의 리듬은 회복된다. 감정과 불화하지 않고, 감정에 굴복하지 않고 함께 춤을 출 수 있게 된다. 감정은 누구도 지배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감정의 리듬에 무지한 이들을 잠식할 뿐이다.

---p.222~223 에필로그: 감정과 함께 사는 법

 

 

[추천사]

 

법의학자인 나는 종종 생명을 다 잃은 사람의 몸에서 삶의 흔적을 되짚는다. 그런데 이 책은 살아 있는 우리 안에서도 그 흔적을 섬세하게 읽어내는 법을 알려준다. 이 책은 감정을 다정하고도 과학적으로 해석하는 책이다. 감정은 뇌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의 리듬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장이, 심장이, 척추가, 심지어 피부가 감정을 예고한다는 설명은 낯설지만 놀랍도록 설득력이 있다.

이 책은 단지 지식을 전하기만 하지 않는다. 하루 동안 지친 마음을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며, 스스로를 따뜻한 마음으로 마주할 수 있게 돕는 책이다. 감정이 삶을 흔들기 전에, 삶이 감정을 초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려 깊은 기술을 전한다. 의학의 언어로, 명상의 깊이로, 그리고 몸의 지혜로 써내려간 이 책이 더 많은 이들에게 감정시계를 되돌려주기를 바란다. 나 또한 감정의 시간대를 조용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이렇게 말하고 싶어졌다. 이 책이 무너진 마음의 작은 조각들을 다시 붙잡아줄 수도 있겠다고.

_유성호(《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 저자, 서울대 법의학교실 교수)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을 조절하는 일이 삶의 핵심 중 하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정작 내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 분노와 환희가 어디서부터 오는지 깊이 들여다본 적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우리가 겪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친절하고 세심한 주치의가 곁에서 진료하듯 차근차근 짚어주며 이해를 돕는다. 우리는 평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타인을 배려하고 그들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려 애쓰지만, 정작 삶에서 가장 오래 함께할 사람인 ‘나’에 대해서는 소홀했다.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야말로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한 든든한 출발점이 아닐까.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고 메말라간다고 느껴지는 요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감정의 리듬을 이해한다면 다음 삶의 단계는 훨씬 가볍고 수월해질 것이라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의학적 지식 전달을 넘어, 강도형 박사가 오랜 시간 연구하고 경험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통해 모두가 자기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며 더 나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되길 바란다.

_김대호 (MBC 아나운서)

 

1986년 겨울, 처음 LA에 갔다. 눈 부신 햇살과 묘한 외로움이 교차하는 그 시간 속에서 생각을 내려놓고, 눈을 감고, 존 레논의 노래 ‘Across the Universe’를 떠올렸다. 결국 사랑이 가장 아름답다는 고백에 다다르는 여정은 내게 감정과 시간이 어떻게 얽혀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곳에서 우연히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함께 거리를 걷던 기억도 있다. 기쁨과 놀라움이 순식간에 스치는 그 순간, 감정이 시간을 흔들고, 시간이 다시 감정을 빚어내는 과정을 온몸으로 느꼈다.

세월이 흘러 만난 강도형 박사는 이런 감정과 시간의 결을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려움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우주와 인간을 함께 사유하며 삶의 리듬을 새롭게 보여준다. 그는 내게 어린시절의 친구가 날려준 종이비행기 같은, 내가 나를 온전하게 드러낼 수 있게 해주는 존재다. 그래서 나는 그의 책 《감정시계》를 주저 없이 추천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떻게 시간을 살고, 감정을 응시하며, 사랑과 삶을 버텨내야 하는지를 담아낸 안내서다. 존 레논의 노래가 내게 길을 밝혀주었듯, 이 책은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비상구이자 해방의 빛이 되어줄 것이다.

_전인권 (밴드 ‘들국화’ 보컬)

 

오늘날 명상과 마음챙김이 본래의 윤리적 가르침과 분리되어, 개인의 스트레스 해소 기술 정도로만 소비되는 세태에 대한 우려가 깊다. 이러한 때에 강도형 박사의 《감정시계》는 수행의 근본으로 우리를 이끄는 귀한 지침서가 된다.

이 책은 ‘감정’이라는 마음의 작용이 몸이라는 토대를 떠나 존재하지 않으며, 수많은 조건이 얽혀 일어나는 ‘연기(緣起)의 산물’임을 과학의 언어로 명쾌히 보여준다. 이는 몸과 마음이 둘이 아니라는 ‘신심불이(身心不二)’의 가르침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고통이 나약함 때문이 아니라 구체적인 몸의 조건에서 비롯됨을 이해하는 것은, 스스로를 향한 자비심의 시작이다. 그리고 이 자비심이야말로 타인의 고통을 보듬는 연민의 뿌리가 된다. 

이 책은 단순한 자기계발서를 넘어, 나를 이롭게 하는 공부가 곧 타인을 이롭게 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실천으로 나아가는 튼튼한 주춧돌을 놓아준다.

지혜와 자비의 삶을 향한 길을 밝혀주는 이 책을 모든 불자와 시민들에게 기쁜 마음으로 추천한다.

_명진스님(《스님, 어떤 게 잘 사는 겁니까》 저자, 전 봉은사 주지스님)

 

이 책은 감정의 본질을 ‘뇌’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해방해 우리 ‘몸’ 전체의 리듬으로 재해석하는 혁신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동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서, 나는 이 책이 감정 문제로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강도형 박사는 20년이 넘는 풍부한 임상 경험과 깊이 있는 연구를 바탕으로, 감정이 단순한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장, 심장, 피부, 척추 등 열 가지 신체 태엽이 맞물려 돌아가는 정교한 감정시계의 결과물임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저자가 만성통증과 감정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로 밝혀낸 세계 최초의 학술적 성과들은 책의 깊이를 더한다.

독창적인 개념을 통해 감정의 리듬을 이해하고, ‘고통적금’과 같은 참신한 루틴, 그리고 명상을 통해 감정을 조율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이 책은, 감정의 주도권을 되찾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귀한 선물이 될 것이다. 독자들이 자신만의 감정시계를 건강하게 작동시켜, 온전히 살아갈 힘을 얻기를 기원한다.

_김진선(《제로육아》 저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위대한 작가 헤르만 헤세는 〈책〉이라는 시에서 “이 세상의 어떠한 책도 그대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그러나 책은 은밀히 그대를 깨우쳐 그대 자신 속으로 되돌아가게 한다.”라고 적었다. 문명과 인간의 실존적 위기를 맞이한 시대에, 이 책은 우리 자신의 존재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요즘 과학기술 정책 분야의 최대 화두는 인류사에 가장 충격적인 과학적 발견이라 일컬어지는 AI 기술의 눈부신 발전 속도다. 수십 년 안에 인간의 지능 수준 총합을 AI의 지능이 뛰어넘는 특이점이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인간은 상대적으로 무엇을 더 잘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실존적 질문을 되뇌는 요즘, 이성지능에 대비되는 감성지능의 핵심적 개념들을 주제로 한 이 책이 너무나 반갑고 귀하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융복합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된 이 책은 단순한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서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실천서로써 많은 사람에게 유용하겠다.

이 책은 감정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생체리듬이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이를 위한 감정시계의 열 가지 태엽과, 명상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요법을 제시한다. 일차적으로 불면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감기를 치료하려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에게, 더 나아가 AI와 차별화되는 자신의 감성지능을 개발하려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을 권한다. 무엇보다도 오랜 기간 정서적 아픔을 겪어온 많은 이들에게 정신의학 치료로 희망을 건네온 강도형 박사에게 감사드린다.

_김성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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